“지금 이 나이에 새로운 자격증을 따는 게 의미가 있을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기 전, 제 머릿속을 가장 많이 맴돌았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로 그 ‘순간’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였다는 걸 느낍니다.
왜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했는가?
저는 현재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이전에는 오랫동안 교육 관련 일을 해왔습니다. 50대 후반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 이후 삶’을 고민했고, 경제적 자립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지금까지 경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고, 실무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자격증이라 판단했습니다.
특히 부동산은 연령 제한 없이 평생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자격증 하나 더 따자’는 생각이 아니라, 퇴직 이후를 설계하는 첫걸음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선택했습니다. 70대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부동산 중개업은 경력과 나이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이며, 쌓은 경험이 고객 신뢰로 이어진다는 점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공부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
50대 중반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기억력과 체력이 20~30대와 달라 ‘꾸준함’과 ‘효율성’에 집중하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고 작은 목표부터 실천하며 자신감을 회복했고, 단기간 몰입보다 장기적 루틴이 더 안정적임을 느꼈습니다. 나에게 맞는 속도로 가되,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1. 1차 시험은 개념 위주로
1차 시험은 민법과 부동산학개론입니다. 이론 중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생활 속 사례와 연결해서 공부하니 훨씬 수월했습니다. 예를 들어, 매매계약서의 법적 효력이나 계약해제의 조건 등을 실제 사례에 대입해보면서 민법의 논리를 익혔습니다.
부동산학개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용어가 생소하고 계산 문제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 접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니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수요·공급 이론이나 수익률 계산처럼 현실적인 개념은 반복해서 문제를 풀며 체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교재 선택 : 시중의 요약본보다는 기본서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처음부터 요약본만 보면 내용이 파편화돼서 흐름이 잡히지 않습니다.
- 학습 방법 : 하루 1시간은 민법, 1시간은 부동산학개론.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꾸준히 학습했습니다.
2. 2차 시험은 문제풀이 중심으로
2차 과목(중개사법, 공법, 공시법, 세법)은 과목 수가 많고 암기할 내용도 방대합니다. 특히 공법은 용어가 어렵고 조문이 많아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해보다는 반복 학습과 요약 정리에 집중했습니다. 도시계획, 개발제한구역, 건폐율 등 추상적인 개념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도표와 시각자료로 정리하니 훨씬 이해가 쉬워졌습니다.
공부 초기에는 공법을 매일 30분씩 꾸준히 보며 부담을 줄였고, 주요 개념은 따로 정리해 자주 복습했습니다. 반복할수록 익숙해졌고, 기출문제를 풀며 출제 경향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직접 적용하면서 기본 개념이 점점 확실해졌고, 암기한 내용도 자연스럽게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 요약노트 제작 : 직접 핵심 개념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나중에는 이 노트만 반복해서 봤고, 시험 직전까지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 기출문제 반복 : 실제 시험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기 위해 최근 10년간 기출문제를 3회 이상 반복했습니다. 기출 문제는 예상 문제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체력보다도 심리적인 불안감이었습니다. “이걸 꼭 해야 하나?”, “내가 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저는 공부를 잠시 멈추고 합격 후의 내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작은 사무실을 차려 놓고 손님과 상담하는 모습을 그리며 동기부여를 유지했습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연령대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보며 서로 응원도 주고받았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 같지만, 결국 함께 가는 길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꾸준함이 합격의 가장 큰 비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갔기에 결국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 도전은 늦지 않았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단순한 자격증 시험이 아니라, 제 인생의 후반전을 설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부하면서 다시 책을 펴는 습관이 생겼고, 나이에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누군가가 저처럼 망설이고 있다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다음 해 이맘때, 합격증을 들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건 오직,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합격증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증표였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다양한 가능성에 용기를 주며, 인생의 보험과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이 자격증 덕분에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되었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목표 의식을 더 확고히 다질 수 있었습니다.